Trio "Gentle Rain" 1집 - "Into The Gentle Rain" 라이너 노트 - 하종욱, 김광현, 김성문, 김현준, 남무성 최고관리자 2008-05-05 1,189
세련된 화법으로 다가온 수필같은 음악 (하종욱 - 재즈평론가, EBS 공감 음악감독) 
2005-11-24 09:13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말을 잘 하는 것, 글을 잘 쓰는 것은 참으로 위대한 재주이며, 예술적 행위이다. 스스로의 생각을 분명하게, 풍부하게 설명할 줄 아는 사람, 논리정연한 구조와 아름다운 수사로 표현할 줄 아는 사람과 마주하면 부러움 이상의 경외감을 느끼게 된다. 이는 그들의 말 솜씨와 글 솜씨를 향한 찬탄이 아니라, 그들의 생각과 이야기를 구성하고 꾸며낼 수 있는 철학과 사상에 대한 감동이다. 음악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모든 음악은 이야기 구조를 지닌 언어(言語)이다. 모든 뮤지션들은 음악을 통해 말한다. 그들의 음악은 곧 말이며, 또한 글이다. 아티스트의 음악을 감상하는 것은 그들이 말과 글을 대신하여 음표로, 연주로 표현하고자 했던 생각과 이야기를 만나는 것이다.
후회스럽게도 아니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나는 이제야 이런 음악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었다. 젠틀 레인이라고 이름 지어진 이 앨범의 주체인 재즈 트리오의 음악을 꺼내 들으면서도, 가장 먼저 귀 담아 듣고자 했던 것, 열심히 읽어 보고자 했던 것은 그들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들의 음악에 흐뭇하게 미소지을 수 있었던 배경은 그들이 풀어낸 이야기가 참으로 구성지다는 것이다. 명쾌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세련된 화법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피아니스트 송지훈, 베이시스트 오정택, 드러머 서덕원이 결성한 트리오 젠틀 레인의 이야기가 구성지다고, 설득력 있다고, 세련되었다고 느끼게 된 것은 그들의 이야기가 어렵지 않고 친근하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이들이 이야기의 도구로 사용한 리듬과 멜로디, 화성을 도마 위에 올려 놓지 않더라도 선명하게 그들이 지어내는 이야기의 맥락이 피어난다는 점이다. 음악을 들으며 가장 속상한 것 중 하나가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아쉬움 일텐데, 젠틀 레인은 피아노-베이스-드럼으로 구성된 비언어적인 형식을 취하면서도 조근조근한 어투로 말을 건네고 있다. 현란한 수사와 비유를 동원하지 않은 채 선명하게 이야기의 의도와 목적을 드러내고 있다. 앨범 발표 이전에 본 작의 제작, 프로듀서인 남무성의 ‘해설이 있는 재즈’에 참여함으로써 비롯되었던 젠틀 레인은 유러피언 재즈(European Jazz)를 표방하고 있음을 전해 들은 바 있다. 미국 재즈와 달리 유럽의 재즈는 명확한 주제 의식으로 멜로디의 선명성을 표하고, 앨범 전체를 하나의 결로 구성하는 사고를 특징으로 한다. 젠틀 레인 역시 ‘Intro(Raindrops)'-'‘Outro(Homeward)’로 시작과 끝을 짜고 그 안에 10곡의 잘 짜여진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다. 3곡의 편곡, 9곡의 오리지널 넘버로 구성된 이들의 앨범에는 귀에 쏙쏙 박히는 설득력 있는 멜로디를 놓치지 않고 있으며, 매 곡에는 마치 블록을 하나 둘 쌓아가듯 기-승-전-결이 분명한 논리정연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젠틀 레인의 상냥하고 섬세한 화법은 세 명의 뮤지션들이 기하고 있는 표현 양식에서도 발견된다. 피아니스트 송지훈은 간결한 보이싱과 맑고 투명한 터치를 보유하고 있어 서정적인 멜로디의 결을 고스란히 실어 나른다. 단 한번도 송지훈을 만난 적 없지만 나 혼자 지어낸 상상으로 그는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피아노 건반을 매만지듯 연주하고 있을 것이며, 지긋히 눈을 감고 멜로디의 동선을 그려내고 있는 듯 하다. 이정식 쿼텟의 일원으로, 웅산의 앨범 세션에서 몇 번쯤은 접한 적 있는 베이시스트 오정택은 다소 고지식하고 순진한 인상이었다. 그가 사용하는 풍부한 베이스의 톤은 단순히 리듬을 지키는 영역에서 국한되지 않고, 사운드의 공간감을 확보하고 있으며 현대적이고 멜로딕한 베이스 플레이를 펼쳐내고 있다. . 1990년대 중반부터 쿼텟, 인터플레이, 이정식 쿼텟을 통해 항상 신뢰가 느껴지는 드러밍을 보여주었던 드러머 서덕원은 매우 성실하고 탐구심이 강한 뮤지션이라는 인식으로 내 기억 속에 있다. 리듬에 대한 해박한 이해와 창의적인 해석을 지니고 있는 그는 사운드 전체에 색감을 뿌리듯 스틱과 말렛, 브러쉬를 사용하고 있다. 마치 화가가 팔레트에 물감을 묻혀 그림을 그리듯 서덕원의 드러밍은 리듬 뿐만 아니라 사운드의 장식과 이펙팅의 역할에 많은 공간을 열어주고 있다.

재즈 보컬리스트 김여진의 고혹적인 목소리와 어울려 한결 애절함이 더해지는 윤정하의 노래 ‘찬비’, 이주한, 임달균, 정만수에 의한 3관이 펼쳐내는 관악의 쾌감과 박진감으로 완전히 새 노래가 되어버린 에어 서플라이의 ‘Even The Nights Are Better’, 그리고 세 명의 뮤지션이 빚어내는 탄성과 응집력 있는 인터플레이로 풀어낸 루 크리스티의 노래 ‘Beyond The Blue Horizon’의 편곡에서도 젠틀 레인은 맛깔스런 해석에 성공하고 있다. 송지훈-오정택-서덕원이 함께 지어낸 9곡의 작곡에는 생소함이 아닌 신선함과 세련된 작풍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이 곡들은 어느 하나 겹침 없이 다양한 접근으로 풍부한 들을 거리를 마련하고 있다.

그리 길지 않은 한국 재즈의 역사는 새로운 전환, 국면에 접어 들고 있다. 이는 우리의 뮤지션들이 더 이상 ‘흉내내기’가 아닌, ‘제 소리’를 갖추어야 함을 인식하면서였다. 젠틀 레인의 데뷔 앨범을 지배하고 있는 성실한 오리지널리티와 친절하고 선명한 화법은 명백히 ‘제 소리’에 해당된다.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명쾌한 설득력과 정연한 구조, 구성진 표현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젠틀 레인의 음악을 찬찬히 들으면서, 읽으면서 나는 언젠가 읽었던 어느 작가의 수필론이 떠 올랐다. “수필은 한가하면서도 나태하지 아니하고, 속박을 벗어나고서도 산만하지 않으며, 찬란하지 않고 우아하며 날카롭지 않으나 산뜻한 문학이다” 젠틀 레인의 첫 앨범은 그렇게 수필처럼 산뜻한 이야기였다.




한국 재즈의 중심에서 외치다(김광현, MMJAZZ 편집장) 
2005-11-15 19:22,   
 
‘코리언 재즈 트리오’ 젠틀레인의 데뷔 앨범 <Gentle Rain>

전략.....
젠틀레인은 다양성이 넘쳐흐르는 21세기와는 어딘지 어울리지 않는 잔잔하면서 모나지 않은 음악을 들려주는데, 개인이 가지고 있는 기량 뿐 아니라 음악적인 욕심도 절제하면서 팀플레이에 집중을 했다. 이런 점은 70년대 히트가요인 ‘찬비’와 에어 서플라이의 ‘Even The Nights Are Better’, 그리고 팝 성향이 강한 스탠더드 ‘Beyond The Blue Horizon’ 같은 곡을 연주한 것에서 느낄 수 있다. 이런 선곡에는 재즈 마니아뿐 아니라 재즈를 알고자 하는 초심자에게 연주곡의 다양한 접근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를 연상시키는 것으로 “서정적이고 듣기 편한 것, 멜로디를 부각시키는 쪽으로 작품을 골랐다”는 프로듀서 말에서 다시 한 번 젠틀레인의 음악적 성향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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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레인의 결성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워크숍 공연 ‘해설이 있는 재즈’에서 시작된다. 재즈를 대중들에게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해 기획된 이 공연은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면서 대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는데 젠틀레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를 맡아 주었다. 이 공연의 진행자이자 총 감독이었던 남무성은 진행 과정 중 젠틀레인이 그려내는 재즈의 대중적인 터치와 담백한 연주에 매료되어 젠틀레인에게 데뷔 앨범에 제작을 타진하여 직접 제작자로 나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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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기를 가득 머금은 젠틀레인의 Rain Jazz
‘Raindrops’로 잔잔하게 시작하는 젠틀레인의 데뷔앨범 <Gentle Rain>은 팀명답게 ‘비’가 들어가는 곡이 많다. 내리던 비는 그쳤지만 아직 비가 고여 있는 아스팔트 거리를 연상시키며 도시적인 세련미를 보여주는 ‘After The Gentle Rain’은 젠틀레인의 컬러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연주이다. ‘Into The Rain’은 베이시스트 오정택의 곡으로 누에보 탱고의 기수 피아졸라의 ‘Oblivion’을 연상 시킬 정도의 나락으로 꺼져가는 서글픈 아름다움이 있는 곡으로 가을 남자를 위한 곡이라 생각된다. ‘찬비’는 <Gentle Rain>에 유일한 보컬 곡으로 70년대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를 불러 인기를 얻은 윤정하가 부른 대중가요이다. 본 작에서는 김여진이 오리지널 멜로디를 간직한 채 곱게 부르고 있어 7080 세대에게는 옛 정취를 불러일으키고, 요즘 세대에게는 한국 가요의 재발견이라는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그리고 이주한의 플루겔혼이 더해져 연주를 풍성하게 한다. 서덕원은 90년대 말에 트리오로그의 기타리스트인 김민석과 함께 인터플레이라는 퓨전 밴드에서 연주를 했었는데 팻 메스니 그룹 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화려한 퍼커션이 연주가 늘 등장했었다. 당시 서덕원과 함께 리듬을 맡은 퍼커셔니스트 김정균은 이번 젠틀레인 녹음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면서 ‘Stand Up!’ ‘그대 떠난 뒤’ ‘Rain In The Sun’에서 각종 퍼커션을 이용해 트리오 연주에 양념 역할을 충분히 했다. 피아노 트리오이지만 트리오 연주만을 고집하게 않겠다는 이들의 음악적 노선을 느낄 수 있다. 리듬감 있는 베이스 솔로가 인상적인 ‘Stand Up!’과 보우잉 주법으로 서정미를 더하는 ‘The Night & Sweet’는 달콤한 신혼 밤보다는 결혼 10년이 되어가는 부부에게서 느껴지는 완숙미가 있다. ‘Beyond The Blue Horizon’같은 스탠더드를 해석하는 모습에서 이들의 뿌리에는 진한 스윙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멤버 모두 연주가 고르지만 송지훈의 거침없는 피아노가 무척 인상적이다.
젠틀레인의 앨범을 들으면서 드러머이자 리더인 서덕원의 작곡 솜씨에 크게 놀랐다. 드럼은 리듬악기이기 때문에 보통 작곡에 참여하는 것이 극히 드물다. 그러나 서덕원은 대중가요 같은 친숙한 멜로디를 가지고 있는 ‘After The Gentle Rain’을 비롯해 연인을 떠나보낸 후 홀로 남은 이의 서글픔을 비관적이지만은 않게 그린 ‘그대 떠난 뒤’ 등 4곡을 만들었다. 이런 멜로디 메이커로서의 역할은 드러머이기 때문에 화성적인 면보다는 멜로디에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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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넘버인 ‘Even The Nights Are Better’는 에어서플라이의 히트곡으로 아마 재즈 연주로는 처음 연주되는 듯하다. 원곡의 익숙한 멜로디를 피아노가 연주한 후 임달균의 테너 색소폰이 솔로를 펼치고, 이주한의 트럼펫, 정만수의 트롬본이 가세해 3관을 이루어 브라스 섹션을 이룬다. 젠틀레인의 연주를 시작으로 이곡도 전 세계 재즈인이 자신의 스탠더드 목록에 추가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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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젠틀레인의 음악적 자신감을 느낄 수 있는 리더이자 드러머인 서덕원의 말로 대신할까 한다.
“팝이나 퓨전에서 재즈를 받아들이는 것과 같이 젠틀레인은 재즈를 중심으로 팝과 록의 이디엄을 받아들이려는 시도를 했다 그러나 이것은 재즈록과는 다르다. 모던재즈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INTO THE GENTLE RAIN - 재즈의 청정지대 속으로 (김성문, 재즈컬럼니스트) 
2005-11-15 19:23,     
 
...... 또한 구조적인 몰입을 요구하고 막연한 진보의 태엽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 시대의 수많은 재즈를, 전통적 계승과 현대적 감각의 절충을 통한 하모니로 풀어나가는 간결함이자 중후함일 것이다. 때문에 이 음반의 음악적 분석과 구조적인 논의, 그 자체는 자연스럽게 빛깔을 잃어버리고 만다. 선명하고 직설적인 채색화처럼 가시적인 점등으로 쉽사리 인식하기엔 이들의 음악은 너무도 아득한 파스텔 톤이기 때문이다. ...중략....

전통재즈와의 타협은 물론이며, 퓨전적 모티브, 유러피안 재즈의 클래시컬한 서정성까지 아름드리 예쁘게 안겨다 주고 있는 젠틀레인의 본 데뷔작품은, ....중략....

어느 비오는 날, 반가운 손님처럼 마주친 햇살아래서 가벼운 배낭을 걸치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곡 'Rain in the sun'부터 눈을 감으면 드넓고 고요한 저녁바다가 보일 것만 같은 'The Night & Sweet', 서글픈 존재의 이유를 재즈적으로 반복하여 되묻는 듯한 'The Reason For Being'의 처연함까지, 창작곡에 대한 전반적 느낌들을 통해 전체적인 주제의 맥을 살리고 있으며, 어느 한 악기에 편중되지 않은 수평적 균형의 하모니는 돋보이지 않으면서도 풍성하고 확장된 레인지를 제공하는 듯한 인상이다. ...중략...

감상의 끝자락에 놓여진 마지막 여운은, 내게 한없이 깨끗해진 느낌까지 주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젠틀레인의 음악은 웰빙시대에 맞춰서 당신을 재즈의 청정지대로 가두어 둘 것임을 예고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젠틀레인이 꿈꾸는 세상(김현준, 재즈비평가) 
2005-11-15 20:45, 
 
Gentle Rain이 꿈꾸는 세상

21세기 들어 우리나라 재즈계가 보여주고 있는 가장 큰 성과는 무엇보다 양식의 다양성과 연주자들의 저변 확보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발표되는 앨범의 수도 어느 때보다 많고, 크고 작은 여러 무대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음악인들도 모두 각자의 영역을 찾아 자리매김하고 있다. 물론 재즈에 대한 충분한 고찰이 선행되지 않은 채 벌어지는 기획력 부재의 공연이 적지 않음은 반드시 지적해야 하겠지만, 반면 적절한 마인드를 갖춘 젊은 연주자들의 등장과 그들을 뒷받침하는 몇몇 프로듀서들의 소신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 일견 우리의 자화상을 그리는 말로만 들리겠지만, 이런 얘기들이 바로 Gentle Rain의 첫 앨범을 마주하며 떠올린 단상이다. 그들이 꿈꾸는 세상은 무엇일까.

종종 수록된 곡들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와 세세한 분석이 굳이 필요 없는 작품을 만날 때가 있다. 음악성의 깊이를 떠나 이런 앨범들은 굳이 비평의 눈초리를 치켜세우지 않아도 될 만큼 정체를 확연히 드러내는 경우들인데, 내게는 Gentle Rain의 음악이 그랬다. 서주의 역할을 지닌 첫 곡에서부터 마무리를 떠안은 짤막한 소품에 이르기까지, 이 작품의 존재 가치는 세파에 지친 우리들에게 안식과 서정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주려는 데 있다. 어쩌면 바로 이 부분이 보다 많은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음악의 기능인지도 모른다. 잔뜩 긴장된 표정으로 마주해야 숨은 가치를 파악할 수 있는 음악이 있는가 하면, “참지 말고 그냥 눈물 흘려도 좋다”고 다독이는 음악도 있지 않은가. 만약 Gentle Rain의 연주를 마주하며 이에 동의한다면, 당신은 우리나라 재즈의 미래를 함께 짊어진 이 젊은 연주자들이 하려는 얘기를 온전히 받아들인 것이라 확신해도 무방하다.

새로움을 위한 실험이란 그런 것이다―누구나 새롭지 않으면 각광받지 못하리라는 중압감을 안겨주는 동시에, 새롭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버리다 보면 내가 출발했던 곳이 어디인지, 애초에 꿈꾸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까맣게 잊어버릴 만큼 서슬 퍼런 양날의 칼. 때로 앙증맞으면서도 한없이 연약하게 다가오기만 하는, 그러나 불필요한 가능성을 철저히 배제한 채 오로지 자신들의 이야기를 더 잘 전하기 위해 집착한 Gentle Rain의 첫 앨범을 마주하면서, 이 젊은 음악인들이 그동안 여러 무대를 오르내리며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해 왔으리라는 심증을 굳혔다. 글쎄, 혹자는 이 안에 과연 어떤 모양의 치열함이 내재돼 있겠느냐며 팔짱 낀 채 곁눈질할지도 모르지만, 문제는 이들이 선택한 양식 안에서 과연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내비쳤는가 하는 부분이다. 아직도 우리는 A의 양식을 지닌 이에게 B의 미학을 요구하는 우를 자주 범하는데, Gentle Rain처럼 자신들의 표정을 아무 거리낌 없이 진솔하게 드러내는 연주자들에게 그런 생각은 지극히 부당한 편견이다.

그래서 내가 Gentle Rain에게, 그리고 프로듀서의 사려 깊은 손길과 입김이 곳곳에서 드러나는 이 작품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하나에서 열까지 온통 격려와 은근한 갈채뿐이다. 따지고 보면 새로움을 획득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바로 양식의 변화이다. 그러나 혹시라도 새로움에 대한 압박이 주어진다 해도 Gentle Rain은 스스로 그들의 음악이 지니고 있는 장점과 매력을 등한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런 고집 아닌 고집을 지녔을 때 비로소 이들은 우리나라 재즈계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지닐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이 밴드의 이름으로 선택한, 맷 두비가 노랫말을 붙인 루이즈 봉파 원작의 명곡 ‘Gentle Rain’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우리는 이 세상 속에서 모두 길을 잃었지. 이제 부드럽게 흩날리는 저 빗속으로 나와 함께 걷지 않으려나. 두려워 말게. 내 한 손은 자네를 위해 남겨 두었다네. 한동안은 우리 서로 사랑할 수 있을 테니.”




'Whatever We Imagine' (프로듀서노트 남무성)
2005-11-16 23:17,
 
지난해 겨울, 나는 세사람의 뮤지션과 전국을 도는 재즈워크샵을 강행했다. 2~3개월간 12곳의 소도시를 방문한 이 강연은 재즈 전반에 걸친 해설과 피아노 트리오의 실연이 곁들여진 형식이었는데 그때 일정을 함께했던 두 사람이 지금 젠틀레인의 서덕원(드럼)과 오정택(베이스)이다. 각자 활동하던 뮤지션들이 워크샵 투어를 목적으로 하나의 팀이되어 뭉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젠틀레인’이라는 밴드명을 생각해 내기에 이르렀다. 말하자면 지금의 젠틀레인은 유랑악단(우리 스스로가 그렇게 불렀던)의 뒷풀이에서 지속적인 소주잔 부딪히기와 야설, 공상과 배설의 주고받음을 거쳐 탄생한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때 우리들의 대화가 현란하여 애매한 언어의 유희가 아니었고, 유탕의 잔도 아니었다는 점이다. 음악그룹은 결국 작품(앨범)의 탄생과 맥을 같이 해야한다는 논의가 우리시대에 재즈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부조리한 정의라 할 수 있을지라도 마지막 녹음을 마친 지금, 젠틀레인은 비로서 젠틀레인의 이름을 달고 세상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실천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행복하다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음악적인 견해차이라고 해야할까, 녹음이 진행되면서 피아니스트가 두 번 바뀌었고 어렵게 세 번째로 맞아들인 피아니스트가 바로 송지훈이다. 송지훈은 재즈신에서 다년간의 경력을 쌓아온 서덕원, 오정택에 비하자면 신인이라고 해야겠지만 그 연주 스타일은 젠틀레인에 ‘딱이다’ 싶을만큼 음악 방향과 앙상블의 균형이라는 점에서 최적임을 보여주었다. 구성원의 유대가 어느 편성에서 보다 중요한 트리오에서 삼각의 꼭지점이 비로서 균형을 이루게 된 것이다. 녹음은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5개월을 넘기는 장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이미 연주를 마친 테이크들을 지우며 새롭게 녹음에 들어간다는 것이 보통의 인내를 요구하는게 아니다.

일반적인 스탠더드 곡을 배재하고 창작곡을 위주로 하자는 처음 의도대로 세사람이 공평하게 작곡을 했는데, 좋은 작품이 많이 나왔다. 선곡의 기준은 젠틀레인이 보여주고자 하는 음악적 이미지에 두었다. 까놓고 말해 젠틀레인은 대중성과 음악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생각이었다. 재즈의 어법에 충실하면서도 사람들의 감성을 흔드는 음악이야말로 장르를 초월해 완성된 음악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젠틀레인의 지향점이다. 그러나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생각과 실제 표현은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힘차게 달릴 수 있는 마차가 먼지를 일으키지 않으려 섬세히 걷는 배려를 해야하는 셈이다. 여기에 포함된 세곡의 리메이크(찬비, Even The Nights Are Better, Beyond The Blue Horizon)도 그러한 생각이 반영된 선곡이다. 멤버들은 비록 자신이 쓴 곡을 디렉팅 할지라도 모두의 생각을 모으고 의견일치를 이루면서 레코딩을 진행하는 방식을 통해서 밴드의 색깔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 모두가 각자의 역할에서 기대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었지만 특히 서덕원의 예민한 감각이 빛을 발했다. 소리와 타이밍에 대한 그의 집착은 때로는 너무하다 싶을정도로 완벽을 요구하고 있었다. 사실 리듬웍에 대한 신중한 자세는 트리오의 레코딩에서 당연하고도 중요한 요소이다. 결과적으로 `Beyond The Blue Horizon'이나 `Rain In The Sun'등 에서 보여주는 다채롭고도 안정된 리듬세션은 젠틀레인의 또다른 특징으로 고착될 수 있었다. 더불어 `Homeward'(Outro)에서 보여주는 베이스의 간결한 루트, 브러쉬 스틱만을 이용한 리듬의 세분화와 소리의 섬세한 강약으로 사운드의 공간감을 형성하는 장면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나는 밴드가 컴포저(composer)로써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길 바랬고 각자의 곡에 편곡을 자유롭게 맡겨둔 채 양념을 치는 정도의 프로듀싱을 전개했다. 물론 곡에 따라서는 내 의도가 무겁게 반영된 것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는 젠틀레인 스스로가 만들어낸 컬러라고 본다. 어떠한 연주곡의 성공여부는 그 콩나물(Note)들이 갖고있는 톤(tone)이 살아있어야 한다. 누가 들어도 일괄적인 컬러가 감지되어 공감을 줄 때 가능한 것이다. 예컨대 `Into the Rain'(오정택 곡)이라든가 `The Night & Sweet'(송지훈 곡), `Homeward'(송지훈 곡)같은 곡은 악보상에서 이미 명암적으로 어두운(dark) 느낌을 준다. 이것의 연주를 통해서 무드라는 색채를 완성시키는 것이다. 한편으로 서덕원의 `After The Gentle Rain', ‘그대 떠난 뒤’는 밝고 예쁜 테마를 가진 곡으로, 젠틀레인의 감성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그려낸 작품이다. 반면에 펑키와 스윙의 정수를 담아낸 `Rain In The Sun', `Beyond The Blue Horizon'과 같은 트랙은 재즈라는 터울안으로 좀 더 깊게 들어간 테이크들이다. 감미로운 팝곡으로 잘 알려진 Beyond~의 경우 세 사람이 가지고 놀았다고 할 만큼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가 돋보이는 트랙이다. 원곡의 재 해석에 있어 더블타이밍/패스트 스윙을 바탕으로한 긴박감 넘치는 전개가 인상적이다. 원 테마의 변주야 말로 재즈에서만이 맛 볼 수 있는 진미라 할 터, Intro - Theme(16마디) - Piano Solo(32마디) - Drum Solo(16마디)의 구성에 있어서도 사운드의 여백을 좁힌 채 밀도있게 전개되는 인터플레이가 좋다. 오정택의 안정적인 베이스 연주가 빛나는 `Stand Up!'(송지훈 곡)은 마치 GRP계열의 퓨젼재즈를 듣는것처럼 밝은 비트감을 배경으로 송지훈의 군더더기 없는 피아노 보이싱이 유감없이 발휘된 곡이다. 이 곡의 첨가는 앨범의 전체적인 컬러에 있어서 다양성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했다고 본다. 만약 젠틀레인이 테마를 만드는데만 그 능력을 소진하는 정도였다면 이런 작품들이 완성되는건 불가능했을 것이다. 작곡의 또다른 변주와 편곡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필자가 젠틀레인에게 보내는 아낌없는 박수, 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션의 기용은 다각적인 편성을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넓혀보고자 함이다. `Rain In The Sun'(서덕원 곡)은 처음부터 이주한의 트럼펫을 염두에 두고 써내려간 악보였다. 즉, 리듬파트의 악보를 마친 뒤 테마에 사용된 기본 코드만을 제시하고 트럼펫이 멜로디를 즉석에서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하나의 곡이 완성됐다. 기본적으로는 펑키 성향을 띤 하드밥 튠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곡에서 이주한은 두어번의 시도로 멋지게 테이크를 완성시켰다. 역시 그가 참여한 ‘찬비’의 세션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원곡을 들어본 적 없이 녹음 부스로 들어간 그가 악보를 그대로 연주하라는 것으로 착각하고 “이거 이대로 하면 뽕짝인데.. 나 이거 그대로 해야하나?” 라고 말해서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원코드를 거의 사용치 않는 재즈 솔리스트에게 가요악보는 얼마나 단순하게 보였겠는가. 곧 솔로부분만 애들립을 원한다는 것을 설명해줬더니 이주한이 악보의 분위기상 좀 더 따듯한 톤이 좋겠다며 트럼펫 대신 플루겔 혼을 집어들었다. 찬비의 플루겔 혼 솔로는 단 한방(One Take)으로 끝났다. 원곡의 기분을 훌륭하게 살려내면서도 재즈 임프로바이징의 묘미를 보여준 이 곡은 이주한이 살렸다고 할 수 있겠다. 비싼 세션비가 아깝지 않았다. (^^)
`Stand Up!'과 `Rain In The Sun' 등에서 퍼커션으로 참여해준 김정균은 원래 90년대 말경 서덕원과 ‘인터플레이’라는 팀으로 활동했던 경력이 있다. 당시 인터플레이는 최근에 앨범을 발표한 트리오로그의 기타리스트 김민석이 함께 했었던 팀으로 김정균과 서덕원을 축으로한 화려한 라틴리듬이 특징적이었다. 퍼커션 분야에서 소위 가장 잘 나가는 그의 참여는 앨범을 전체적으로 풍요롭게 감싸주는데 기여했다.
오정택의 곡인 `Into The Rain'은 원래 라틴 볼레로 풍의 느낌으로 봉고가 더해졌는데 최종 믹싱 과정에서 이부분을 제외했다. 물론 김정균의 봉고가 아쉬웠지만 Into The Rain이 갖고있는 무게감이 반복적인 리듬비트 때문에 약해진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찬비’의 보컬은 가장 힘든 문제였다. 개인적으로 이 곡은 중저음부의 허스키한 음색을 원했었는데 세명의 보컬리스트들이 바뀌는 진통을 겪었다. 모두들 훌륭했지만 이상하리만치 내 의도와 빚나갔다. ‘찬비’는 단순한 멜로디 라인으로 보이지만 호흡이나 미묘한 그루브감을 얻는데 있어서 매우 까다로운 곡이다. 감정에 너무 몰입해도 좋지 않고 자칫 남의 옷을 빌려 입은 듯 노래와 리듬섹션이 어긋나기 쉽상이었다. 플루겔 혼의 첨가도 리듬파트와 싱어간의 공백을 보충하면서 원곡의 단순함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김여진은 ‘찬비’의 세 번째 세션으로 인사를 나누게 되었는데 의외였다 싶을정도로 몇 번의 리허설만에 녹음을 완성시켰다. 그녀의 음색은 내가 원했던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예상 밖의 방식으로 자기의 노래로 만드는 능력이 있었다. 프로듀서의 바램에 집착하기 보다는 어느정도 태연하게 불러가면서 감정을 조절하는 그런 감각이 돋보였다. 나는 이 곡의 보컬에서 재즈라는 이유만으로 멜로디를 훼이크 하는걸 원치 않았다. 이미 리듬섹션과 혼(horn)솔로의 무드만으로도 충분히 재즈적인 기분을 주기 때문에 원 멜로디 만큼은 보존하면서 재현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김여진이 만들어둔 나름의 변주를 다시 고쳐주도록 수차례 주문했는데 그녀로써는 그리 탐탁치만은 않았을 게다. 김여진은 주어진 멜로디를 그냥 노래하는 가수가 아니다. 악보의 코드를 바탕으로 벗어나는 음계를 사용함에 있어 신중했다. 즉, 대리음을 쓰더라도 이론적으로 타당치 않은 것은 일일이 연필로 체크하면서 곡을 써내려가듯 곡조를 불러가는 모습이 인상에 남는다. (아참... 찬비의 멋진 편곡은 오정택의 솜씨임을 꼭 밝히고 싶다.)
이제 에어 서플라이의 `Even The Nights Are Better'에 관한 이야길 해보자. 팝뮤직을 하나쯤 리메이크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곡을 고르던 중, 마침 그 당시 운전하며 자주 듣던 에어서플라이의 곡이 떠올랐다. `Even The Nights Are Better'의 핵심은 테마를 배킹(backing)하는 스트링 섹션에 있었다. 멜로디의 쉼박에서 사이사이를 질주하는 이 오케스트레이션은 정말 들을수록 좋다. 따라서 피아노 트리오만으로는 그 기분을 살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기서 더 욕심을 부려 스트링 대신 관악기를 사용해보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일단의 완성된 느낌을 머릿 속에 그려놓고 기본 3관(트럼펫, 트롬본, 색소폰)을 구성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다소 드라이한 소리가 날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뒤따랐다. 이 브라스섹션이 원곡의 스트링 악보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 보다는 새로운 편곡을 하면 좋겠다 싶어 그 역할을 임달균(색소폰)에게 부탁했다. 서덕원과 임달균이 내 작업실에 모여 악보를 정리했고 원곡을 모니터하며 코드를 카피해갔다. 이 과정에서 임달균은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전조를 단번에 발견하고 일차로 정리된 악보를 수정했다. 후미의 색소폰 솔로 이후부터 테마가 조바꿈을 하고 있었는데 이 미세한 반올림은 얼핏 들으면 놓치기 쉽다. 트리오의 녹음은 브라스 섹션과 부닺히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서덕원의 지휘아래 먼저 녹음을 마쳤다. 트리오의 연주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것이었지만 혼섹션이 더해질 것을 잔뜩 기대하고 있던터라 개인적으로는 이 녹음이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다. Even The Nights Are Better의 녹음이 있던 날, 먼저 이주한이 스튜디오에 도착했고 트롬보니스트 정만수가 곧 이어 모습을 드러냈다. 편곡을 맡은 임달균은 모든 이의 궁금증이 견디다 못해 폭발하기 일보직전에 악보와 연필을 들고 나타났다. 특유의 너스레한 미소를 지어보이던 그는 이내 책상을 끌어앉고 콩나물을 그리기 시작했다. “아니 지금 편곡 하는거란 말인가???” “다 머릿속에 있죠.” 임달균은 그때부터 머릿속에 있다던 그 콩나물들을 열라게 그려가기 시작했고 정만수는 그 모습을 구경하다가 낮잠에 빠져들었다. 그럼 이주한은?... 막간을 이용해 ‘찬비’ 솔로 녹음에 혹사당하고 있었다. 어쨌든 이주한, 임달균, 정만수가 합세한 Even The Nights...의 브라스 세션은 뛰어난 솔리스트들의 참여답게 멋진 조화를 이루며 완성됐다.
Even The Nights...는 근사한 모험이자 새로운 시도였다. 특히 간결하지만 강렬한 임달균의 드라이빙 솔로와 질주하듯 달리는 송지훈의 피아노에 대조를 이루며 엔딩을 향해가는 후반부 브라스섹션은 압권이다. 에어 서플라이가 한번 듣고싶다고 조르는 중이지만 일단 피해가며 신비주의로 나갈 작정이다.

젠틀레인의 앨범을 만들어 가는 시간동안 나는 행복했다. 우여곡절도 있었고 인내도 필요했지만 좋은 뮤지션들과 함께 했음에 아쉬움이 없다. 지난 세월동안 재즈 안에서 우리가 하고자 했던 것, 확연히 보이진 않지만 늘 마음속 한 쪽에서 꿈틀대던 것에 대한 '정돈'을 시작하게 됐다는 자위로서 충분하다. 그리고... 일생에 가장 소중한 시간을 앞두고 이 녹음을 끝까지 책임져준 곽석원 엔지니어와 승희씨, 바쁜 시간을 틈내어 과분한 찬사의 글을 보내준 재즈 컬럼니스트 김현준, 하종욱, 김광현, 김성문에게 끝없는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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