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적인 재즈'란 바로 이런 것..! 젠틀레인, 한국의 유러피안 재즈를 말하다... - 티켓링크 기사 2006-03-03 11:14 최고관리자 2008-05-05 883
'신사적인 재즈'란 바로 이런 것..! 젠틀레인, 한국의 유러피안 재즈를 말하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지만 어쩐지, 젠틀레인의 음악을 듣고 있자니 마음 젖는 줄 모르겠다. 생기 있고 똘망똘망한 글을 읽을 때의 기분이랄까. 촉촉한 감성은 마음 속을 파고 들어와 어느새 무뎌진 가슴 속에 한 줄기 설렘을 꽂아둔다. 그 음악의 주인공들이 오는 3월 11일,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첫 번째 단독 콘서트를 펼친다.

'신사적인 재즈'란 바로 이런 것..?!

재즈라고 하면, 편견처럼 담배연기 모락모락 뿜어내는 구석진 재즈클럽에서의 위스키 한잔을 떠올리기 쉽지만 피아노, 베이스, 드럼이 조화로이 풀어내는 인터플레이는 그런 편견을 말끔히 지워낸다. 사실, 그들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그런 생각은 떠오르지도 않는다. 듣고 있는 순간에는 젠틀레인의 음악과 나 자신만이 존재할 뿐. 그런 면에서 보면 내면을 들여다 보게 하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지 싶다. 넘치지 않을만큼의 친절함과 애잔함, 거기에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여유까지 담아내는 젠틀레인, 그들의 음악과 '신사적인 재즈'라는 문구 사이에 등호를 그려보게 된다.

지난해 말 그들이 발표한 1집 'Into the gentle rain'은, '젠틀레인'이란 이름 그대로 온통 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우중충하고 우울한 분위기 보다는 노란 우비를 입고 사랑의 기쁨을 노래하는 '싱잉 인 더 레인'의 경쾌함도 살짝 묻어난다.

음악성과 대중성을 양 손에 쥐다

음악적으로 그들은 현대 재즈의 한 흐름인 포스트밥(Post-Bop)스타일에 서정미 넘치는 유러피안 재즈 스타일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재즈계에서 오랜시간 활동해온 서덕원(드럼), 오정택(베이스), 송지훈(피아노)으로 구성된 젠틀레인의 세 멤버는 듣기에 편안한 멜로디를 그려내면서도 음악성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음악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재즈평론가이자 젠틀레인 앨범의 프로듀서인 남무성은 적절한 비유를 앨범의 라이너 노트에 적고 있다. "재즈의 어법에 충실하면서도 사람들의 감성을 흔드는 음악이야말로 장르를 초월해 완성된 음악이라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젠틀레인의 지향점이다. 그러나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생각과 실제 표현은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힘차게 달릴 수 있는 마차가 먼지를 일으키지 않으려 섬세히 걷는 배려를 해야하는 셈이다."

예상보다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들은 결국 음악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양 손에 잡았고 앨범은 발매 두 달 만에 2천 장 이상을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한국 재즈 사상 좀처럼 찾기 힘든 경우라 그들을 더욱 주목하게 된다.


당신이 사랑에 빠질 차례..

3월 11일 열리는 그들의 첫 콘서트에서는 젠틀레인이 가진 세련된 감성과 진한 서정성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들의 1집 앨범에 수록된 자작곡 ‘Into The Rain’, ‘The Night & Sweet’, ‘After The Gentle Rain’은 물론 '에어 서플라이'의 히트곡 ‘Even The Nights Are Better’, 70년대 히트곡 ‘찬비’등을 재즈로 재해석한 리메이크 곡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실력파 재즈 뮤지션 이주한(트럼펫), 김정균(퍼커션), 임달균(색소폰), 김여진(보컬), 정만수(트럼본)이 게스트로 참여하고, '샴푸의 요정'의 장기호가 보컬과 베이스로 무대를 한층 빛낼 예정이다.

젠틀레인이란 팀명의 모티브가 된, 보사노바 거장 루이즈 본파의 'Gentle Rain'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우리는 이 세상 속에서 모두 길을 잃었지. 이제 부드럽게 흩날리는 저 빗속으로 나와 함께 걷지 않으려나. 두려워 말게. 내 한 손은 자네를 위해 남겨 두었다네. 한동안은 우리 서로 사랑할 수 있을 테니.”

노랫말처럼 어두운 빗속에서 손을 내미는 듯한 그들... 이제 당신이 젠틀레인과 사랑에 빠질 차례다.
* 그들의 음악은 티켓링크 매거진에서 제공되는 OST 듣기 서비스를 통해 미리 만나볼 수 있다. *

이인선 기자 (iwanna@ticketli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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